※이 글은 10주년기념 프로듀서 레포트 북 'SUPREME STARGAZER' 단행본의 감상 후기입니다. 내용을 직접적으로 포함하지는 않지만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합니다.

 

 


 

 

1. 레포트북에는 설문으로도 레포트로도 참여했기 때문에 대략적인 구성은 알고 있었지만 직접 읽어 본 레포트북은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315페이지의 두꺼운 단행본은 그것 자체로 (말 그대로) 무게감이 있지만 같은 것을 함께 좋아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놓은 책은 어느 한 페이지도 흥미롭지 않은 구석이 없더랍니다. 무심하게 던져놓은 단어의 나열도 칸이 좁을 정도로 줄글을 늘어놓은 답변들도 각자 이런 방식으로 이것들을 좋아하고 있는 거라는 게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그런 대답들을 발췌하거나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생생하게 실어주신 데서 만들어주신 분들의 상냥한 센스가 느껴진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설문에 참여한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두근대며 제가 쓴 것 같은 대답들도 찾아보게 됐는데 평범한 대답은 제가 기억하지 못해서 그럴지는 몰라도 이걸 넣어주셨다고 (ㅋㅋㅋ) 싶은 대답들도 들어가 있어서 즐거웠어요.
설문 답변에는 유쾌한 어조부터 진지하게 좋아하는 점들을 설명하는 어조까지 다양한 스타일로 글이 쓰여 있는데 이런 내용을 보고 이 사람은 어떻게 이 캐릭터를 좋아하는 사람일까 생각해보는 버릇이 있어서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게 느껴지는 점이 좋았답니다. 이 유닛에는 이런 성향의 프로듀서가 많다, 의외로 이런 성향의 프로듀서도 있다, 이런 것들을 느껴보는 것도 재밌어요... 개인적으로 키리오 좋아하는 이유에 있는 1번 대답과 2번 대답의 갭이 귀엽습니다.

 

2. 그런데 대입 영상의 관련 추천에 왜  사이드엠이 뜬 걸까요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 제게 사이드엠을 소개해 준 혈육이 단행본을 보더니 "풀컬러야?" 하고 놀라워했습니다. 응 풀컬러야 (감사합니다)

 

4. 책에 들어가는 반신 일러스트와 의상 토르소 일러스트를 하나하나 직접 다 그리셨다고? ☜여기서 다소 인간 외적 존재를 마주한 경외감을 느낍니다.

 

5. 인상깊었던설문응답: ... 세무를 좋아하는 이유에 있는 응답 하나(5번째에 적혀 있는 6줄짜리 응답입니다. ...)를 보고 아닌 밤중에 너무 울음나왔었네요... 
현실은 픽션에 비하면 생각해야 할 것도, 자신을 가로막는 것들도 훨씬 많은 것 같습니다. 어찌됐든 픽션이니 당연할지도 모르지만 세무는 그런 것쯤은 뛰어넘어 10년이 넘게 아이돌로서 뭐든지 할 수 있다고 우리를 위해 외쳐 주는 사람들이잖아요. 그 목소리에 응원받아서 힘내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동시에 그 사람들도 세무를 응원하고 있다는 게 느껴져서 좋았습니다. 선생님과 학생은 서로를 성장시키는 관계에 있는 것을 이상적으로 생각하는데 세무와 프로듀서들도 그렇구나. 그렇다면 학교가 아니어도 그들은 언제나 선생님이고 우리는 언제나 학생일 수 있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두근거렸습니다. 
교수는 교수인데 교사는 왜 선생(먼저선 날생)님인지 아시나요? 나보다 앞서 살아본 사람에게 우리는 삶의 무엇이든 그 지혜를 배울 수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러니까 앞서 꿈을 향해 달려 본 세무로부터 우리가 무언가 배운다면 세무는 언제나 우리의 선생님인 것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6. 좋아하는 대사를 ... 저는 출처를 찾을 자신이 없어서 하나도 적지 못했는데 이 부분을 읽어 보는 게 정말 좋았어요. 이 아이돌이 이런 말을 했다는 걸 심장에 직접 꽂아주는 느낌이라서 한 명 한 명을 새로 사랑하게 된 기분...
만들어주신 분들께서는 출처 점검하시느라 고생하셨겠죠? 그만큼 멋지고 감동적인 파트인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7. 레포트 파트를 읽고 싶어서 정말 기대했는데 생각했던 대로 (아니면 그 이상이겠죠) 좋아하는 부분을 좋아하시는 프로듀서님이 직접 적어주시니 좋더라고요. 무엇보다 어렴풋하게만 느끼고 있던 것들을 하나하나 콕 짚어 이야기해 주신 것들이 아 그렇지 이런 것 때문이었구나, 하고 새롭게 생각하게 되어서 좋았답니다. 영업 파트(??)도 좋았는데 일본어를 전혀 못 해서 낭독극은 본 적이 없는데 레포트 파트 읽고 보고 싶어졌어요. ㅠㅠ 

 

8. 후반 레포트인 천지사심전 관련 레포트 2편 읽고 그 다음 면의 '다음 리딩쇼 장르는 뭐가 좋을까' 보면 너무 즐겁습니다.

 

9. 유닛 축전 파트에서는 각자 최애담당은 아닌 유닛을 맡아주신 분들이 많아서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귀한 것을 본 기분입니다... 그런데 다들 맡아 주신 유닛들이 잘 어울려서 너무 신기했어요.

 

10. 주피터의 좋아하는 유닛곡 파트에 있는 운명광년의 곡 설명이 너무 좋아요... ㅠㅠ 주피터 SF가 보고 싶습니다. 제발. 제발...

 

 

 

쓸데없는 여담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무언가 그리거나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는 '내가 이걸 만드는 데 이만큼 많은 시간이 들었는데 보는 사람은 금방 휙 보면 끝이니까 허무해' 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도 있는데, 저는 보는 사람이 보는 데 쓰는 시간이 짧더라도 봐 주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서 그런 허무감을 조금은 상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은 장난입니다 즐겁게 읽어주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들인 시간이 아까워지지 않기도 하거든요) 그러니까 흥미가 있는데 아직 읽지 않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사서 읽어주세요!! 재밌어요


 

 

25.06.22 추가

오늘부로 레포트북 캡쳐 업로드가 허용되어서 레포트 파트의 후기를 간단하게 덧붙입니다... ^///^) 사실 엠바고랑 상관은 없는 듯 하지만 좋아하는 부분을 설명하고 싶기도 했고 좋아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건 다른 분들도 웬만큼 레포트를 읽어보신 다음이 좋겠다고 생각했었어서요. ... 혹시 레포트의 문장을 인용하는 것이 문제가 된다면 연락 남겨주세요.

 

 

 

 

1. High×Joker는 트럼프 그 자체다!? | numong님

시키가 담당하는 '조커'가 실제로 1년 중 부족한 1일을 채워 넣는다는 걸 생각하면 운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전 하이조커에 트럼프 카드가 대응된다는 것까지는 알고 있었지만 멤버들의 이름부터 계절 테마인 하이조커가 트럼프 카드의 의미와도 이렇게까지 연결되어 있을 거라고는 생각을 못 했었는데요... 역시 오타쿠라는 건 무엇이든 많이 알고 볼 일인 것 같습니다.

인용하신 소가베 님 인터뷰 내용인 '필요하니까 채워 넣었겠지'(조커-시키를) 라는 문장은 정말 웃음이 나올 정도로 무심해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1년의 1%도 채 되지 않는 하루를 채워 넣는 조커로 온전한 1년, 그리고 하이조커의 유니크함이 완성된다고 생각해서 하이조커의 캐릭터 빌딩에 너무 감격하고 말았습니다. 

앞으로도 '아 하이조커에 매칭되는 트럼프 카드 의미 있었는데' 하고 여러 번 들춰보게 될 레포트이지 않을까요? 정말 감사합니다...

 

 

2. 10주년에 처음으로 사이드 엠을 들어온 자가 프레임의 좋아하는 점을 말하는 주제 | 루다님

하지만 모두가 있으니 다 이겨낸다~ 라는 점이 너무 좋아요...

 

두 페이지 가득 채워넣으신 그림이 귀엽습니다. 프레임은 서로뿐만 아니라 프로듀서/팬들의 "일상"을 응원해주는 유닛이라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공감했습니다. 프레임의 판콤이 얼마 전이었으니까 레포트를 쓰실 때에는 아직 프레임이 무대에서 노래하는 장면이 얼마 있지 않았었죠... (3D 뮤비 정도?) 저도 앞으로도 프레임이 무대에서 라이브 하는 모습 많이 보고 싶습니다. ㅋㅋ 아자!!

 

 

3. 어째서 세무가 이렇게 좋은 것인가. | 23님

자신의 꿈과 열정을 그대로 받아들여 주는 동료들, 자신을 이끌어 줄 수 있는 동료들, 온전한 자신을 받아줄 수 있는 동료들

 

저도 세무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만화로 멤버 하나하나를 짚어 주신 부분이 너무 좋았어요. 어른인 만큼 어른의 아픔도 있는 사람들이지만 어른들에게도 꿈과 희망과 청춘은 있는 법이군요... 세무를 보고 있으면 힘이 난다고 생각했는데 그건 그들이 서로를 지탱하며 응원하고 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세무는 제게도 이정표 같은 아이돌이랍니다. 즐겁게 읽었어요! 감사합니다.

 

 

4.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TRYS (토우마, 료, 유스케, 시키) 등장☆ | 퐁님

얼마 적지도 않았는데 벌써 페이지가 가득 찼네요... 분하다

 

인용한 부분이 trys랑 상관 없는 부분이라 죄송합니다만 ㅠㅋ 그 심정이 이해되고 말았기 때문에...

실은 M스테 시절이 삶에서 가장 바쁜 시기 중 한 시기였어서 소샤게/엠스테/사이스타 셋 중 엠스테를 경험한 시간이 가장 짧은데, 돌이켜보면 M스테 시대에는 공식에서 임시 유닛을 많이 만들어 줬던 게 좋았던 거 같아요. 왜 그 때 충분히 즐기지 못했지...

시끌벅적한 교실이라는 묘사가 공감되고 흥미로운 조합이라 공식에서 더 보여줬으면 좋겠습니다. 엠스테 백업을 찾아 떠나는 프로듀서가 되, ...

 

 

5. 일본 2D아이돌 서사의 퀴어적 해석: 미즈시마 사키를 중심으로 | 간장님

이 같은 말을 통해 사키는 자신의 지정된 성별과는 상관없이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이 같은 모습이 기존의 성별 이분법적인 사회의 규범에 따르지 않기 때문에 사키는 퀴어의 정체성을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간장님 논문의 존재는 알고 있었지만 읽어본 적은 없었는데 수정 보완된 내용으로 읽을 수 있게 돼서 기쁩니다... !! 

개인적으로 뭉뚱그려 느낌만 이해하고 있던 내용들을 문장으로 하나씩 짚어 이야기해주신 부분이 좋았던 레포트였습니다. 사키를 남자아이로 부르면 안 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사키가 젠더 디스포리아를 느끼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가 된 부분은 어디였는지, 사실은 하나하나 오래된 기억들이 섞이고 인상만 남은 부분들이 많아 직접 설명하자면 언어로 옮기기는 어려운데 하나씩 꼼꼼히 짚어주셨기 때문에 깨닫고 리마인드한 부분이 많습니다.

젠더 디스포리아를 느끼지 않고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외적으로 표현되는 부분만을 통해 다른 사람의 정체성에 대해 지레짐작하고 분석하려 드는 것은 매우 무례한 일이지만, 개인적으로는 픽션이기에 감히 나와 다른 삶을 사는 이의 심정을 상상하고 여러 가지 가정을 해 볼 기회를 얻을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서 이 글이 더욱 반가웠던 듯 합니다.

더 사려깊은 프로듀서가 되고 싶네요... 감사합니다!

 

 

6. 드라스타의 사이스타 극중극, Change to Chance에 관한 고찰 | 쿠독님

'과거로 돌아간다면 어떨 것 같아?'

 

레포트 내용에 적힌 대로 CtC의 드라마CD는 들어보지 못해서 전혀 모르고 있던 내용이었는데, 내용을 읽고 조금 울컥했답니다. 아무리 봐도 남일 같지 않다는 말씀에도 백번 공감하는 동시에 이런 이야기에 조금도 공감할 수 없는 사람은 얼마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너무 개인적인 일이라 뭉뚱그리지만 저도 유우시의 이야기를 읽고 '나도 내 자신을 조금 속이고 있을까' 생각하게 됐기 때문에 다시 진로고민 시작입니다. 진로고민은 몇 살이 돼도 끊이질 않는 것 같아요... ㅎㅎ

마지막의 스틸컷같은 그림들도 영화의 한 장면 같아서 너무 멋있어요. 기회가 되면 CtC꼭 들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7. 여름 특별 드라마 「서머·굿바이」를 탐구하다 。| 넨네님

저는 이 작품이 너무 좋아서 3번 정도 죽었다 부활하였으며, 저의 프로듀서 활동의 방향성이 전혀 다른 방향으로 변화하는 계기가 된 의미 깊은 작품입니다.

 

저도 서머 굿바이를 정말 좋아하는데요...

넨네님께서는 예전에 서머 굿바이 번역 영상도 만들어주셨는데 저도 그 영상으로 서머 굿바이를 읽었어요. 일본어는 거의 하지 못해서 아마 직접 읽었다면 서머 굿바이를 이만큼 재밌게 읽지 못했겠죠... (번역기 문장으로 읽을 테니까)  이번 레포트에서도 서머 굿바이를 멋지게 소개해 주셨지만 아무튼 꾸준히 영업해 주신 것을 기억하기 때문에 좀 더 뜻깊게 느껴집니다. 레포트 한쪽에 번역 영상 링크를 적어 주셨으니 아직 안 읽어보셨는데 관심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꼭 츄라이. 정말 감사합니다!!

 

 

8. 천지사심전 시라나미에 관한 고찰 ~천자만홍의 난을 중심으로~ | 루나밍님

또한 이런 아이돌들의 연기의 바탕이 되는 성우분들의 연기들을 보면서 연기 차력쇼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마음도 들었다.

 

이런 문장을 인용해서 죄송합니다... 위에도 적었지만 저는 일본어는 거의 하지 못해서 낭독극에는 전혀 손을 대지 않고 살아왔는데요, 레포트북에 실린 두 편의 천지사심전 레포트를 보고 천지사심전이 너무 궁금해졌답니다. (인용 문장은 기대감의 일부입니다) 이름에 포함된 색의 의미부터 시작하는 극중극 캐릭터 설정과 종족 간의 대립, 죽음과 배신이 난무하는 이야기 전개까지, 보지 못한 입장에서는 짐작만 할 뿐이지만 굉장히 즐겁게 감상하신 걸 알 것 같아요. 극중극 배역은 캐릭터의 또 다른 배역인 만큼 캐릭터와 연관될 수밖에 없는데, 천지사심전은 과거-현재 시점의 교차로 많은 배역을 두 캐릭터가 맡았다는 점도 큰 매력 포인트로 느껴집니다. 결론: 천지사심전 궁금해

흥미로운 레포트 써 주셔서 감사해요!!

 

 

9. 홍련 짤막 탐구//에이신의 거울면 | 링곤베리님

 

동료들과 관계를 맺고 프로듀서에게 본모습을 드러내는 나날을 거치며 자신이 굳이 사회에게 떠넘겨진 운명을 받고 혼자서 모든 고통을 감내하지 않아도 됨을 깨친다.

 

마찬가지로 천지사심전이 너무 궁금해졌던 레포트... 에이신에게 연기 배역이 꾸준히 있었던 편이긴 하지만 공개된 이야기가 상대적으로 적은 캐릭터이니만큼 홍련은 에이신에게 있어 빼놓을 수 없는 배역으로 느껴집니다. 결론: 천지사심전 궁금해 로 위 레포트와 비슷한 감상입니다만 레포트를 읽다 보니 에이신과 아메히코의 교집합도 발견하게 된 것 같습니다. 이 조합 좋은데 언제 한 번 더 안 보여주려나?

인용 부분의 문장도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거울면' 이라는 말로 아직 미지의 가능성 안에 있는 에이신의 미래를 전망하신 부분도 감동이었어요. 자신을 찾아가는 일은 사이드엠의 이야기 중 큰 일부니까... 흥미로운 레포트 감사합니다!!